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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다음날 아침 고타로우는 즐거운 마음으로 일어났다. 오늘은 시아와 함께 법적으로 등록도 하고 생일파티 준비도 하고..뭐 그런 날이었다. 고타로우는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하다 문득 거울을 보았다. 보라빛 머리카락이 고운 예쁜 소년이 거울앞에 서 있었다.
"히구치 고타로우. 미샤누나가 없을때부터 생겼던 불행은 모두 잊어버려."
고타로우는 자기 자신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당장 옷을 갈아입고 시아의 집 앞으로 달려간 고타로우는 시아의 문을 두드렸다.
"시아 누나~ 어서 나와~"
몇 번 말하지 않았는데 시아는 금방 문을 열고 나왔다. 차분하게 머리카락을 뒤로 묶고, 예전에 미샤와 함께 놀러가곤 했을 때 입던 옷을 입은 시아는 예전과 별 다를것 없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더욱 보기 좋았다.
"고타로우는 일찍도 일어나네?"
시아가 웃으며 인사했다.
"이제 내가 고타로우의 진짜 누나가 되는거야?"
"응!"
고타로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결국 이렇게 되었구나."
카샤는 천계의 계단 앞에 서서 한숨을 푹 쉬었다. 사샤와 미샤때문에 하계로 내려가야 하지만 귀여운 동생 미샤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하겠다고 결심한 카샤였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되었던 것이다.
"일단 내려가서.. 시아란 아이의 행방을 찾고.. 마력을 없애고.. 그러면 될려나."
카샤는 날개를 폈다. 트론즈의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하얀 날개가 바람에 살살 휘날렸다.
"그래.. 미샤를 위해서라면 이 오빠가 무슨 일이라도 해 주지.."
카샤는 힘있게 외쳤다.
"아자!"
뭔가 고귀한 신분과 어울리지 않는 발언이었다.

"A형이시네요."
간호사가 시아에게 말했다.
"A형?"
시아가 고타로우에게 물었다.
"응. 혈액형이라고 하는거야."
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고타로우는 무슨 형인데?"
고타로우는 씩 웃었다.
"나도."
"그렇구나."
시아는 기뻐하며 말했다.
"우리는 같은 핏줄이니까."
"아직까지도 혈액형 검사를 안하셨나 보네요, 누나분은?"
간호사가 물었다.
"아..예."
시아는 멋쩍은듯 미소를 지었다.

"여기가.. 일본인가."
카샤는 고개를 갸웃하며 하계로 착지했다.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시내였지만 카샤야 천사니 아무도 카샤를 볼 일은 없었다.
이 중에서 미소년과 미소녀만 찾으면 되는거야?
카샤는 미샤에게 전해 들은 두 사람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미샤의 묘사로는 이랬다.
'응.. 고타로우는 보라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고 오빠같은 노오란 눈을 가지고 있어!'
카샤의 눈동자는 노란색이었다. 징그러운 그런 노랑이 아니라 무척 예쁜 노란색이었다. 카샤의 눈동자를 고타로우가 가지고 있다는 말이었다. 카샤는 그 말을 절대 잊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아는 검은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데 예쁘게 생겼어. 나랑 키가 비슷할거야.'
미샤랑 키가 비슷한 검은 머리카락의 소녀.
그렇게 묘사하면 절대 시아를 찾을 수 없을것이다.
고타로우야 특이하게 보라색 머리카락이고 눈이 노랗다 하면 찾기가 쉬울텐데 시아는 검은 머리카락이다. 이곳에는 모든 사람들이 검은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 가끔 노란 머리도 발견되는데.
지금 카샤의 눈 앞에는 노란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두명의 소년소녀가 나타났다. 둘은 커다란 꾸러미 같은 것을 들고 있었는데, 둘 다 천계에서는 자주 보이는 미소년 미소녀 부류였다.
"고타로우가 이런것도 좋아할까?"
"잘 모르겠는데."
고타로우?
카샤는 저 아이들이 고타로우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다녀 볼까?

"이제 너는 [히구치 시아] 란다."
직원이 시아에게 주민등록증을 주었다. 시아는 거기에 붙어 있는 자신의 사진과 숫자를 바라보았다.
"이게 [주민등록증]이라고 하는거야?"
시아가 고타로우에게 물었다.
"으응"
고타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법적으로도 우리 누나니까... 성도 [히구치] 고."
"으응 그렇구나."
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누나가 된것을 축하해!"
나오는 길에 고타로우가 문득 말했다.
"고마워!"
시아가 대답했다.
"그리고 난 앞으로 고타로우의 엄마도 되어 줄거야. 괜찮지?"
고타로우는 미샤를 생각했다. 미샤도 같은 말을 한 것 같은데.
고타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리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샤누나한테는 허락 안했어. 미샤누나는 안되는데 시아누나는 돼!"
"왜 미샤언니는 안되는거지?"
시아가 물었다.
고타로우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미샤 누나가 우리 엄마가 되면 우리집은 난리가 될거 아니야."
"그럼 이제부터 나는 고타로우의 누나이자 엄마이자 외증조 할머니야."
시아가 말했다.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하는거야? [누나 엄마 외증조 할머니]?"
고타로우가 물었다.
둘은 오랜만에 함께 웃었다.

고타로우와 시아는 함께 거리를 걸어다녔다. 지금은 장을 보는 중이었고, 시아는 이것저것 살펴보며 열심히 골랐다.
"이제 집에 가서.. 요리만 하면 되겠다."
고타로우가 장바구니를 짊어지며 말했다.
"진짜 엄마가 된 것 같애?"
시아가 물었다.
"응."
고타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참!"
갑자기 시아가 고타로우를 불러세웠다.
"응?"
먼저 가던 고타로우가 뒤를 돌아보았다. 시아는 웃으며 말했다.
"나도 고타로우 선물을 사야 하니깐, 먼저 가 있어."
"없어도 괜찮은걸.."
고타로우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나도 뭔가를 주고싶어."
시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뒤로 돌아 가버렸다.
"먼저 가 있어~"
고타로우는 시아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 때 뒤에서 누군가 고타로우를 탁 쳤다.
"야. 고타로우. 뭘 멍하게 바라보냐?"
다카시였다.
"으응.. 다카시구나!"
고타로우가 다카시를 발견하자 뒤에서 작은 소녀가 나왔다.
"나도 있어."
고보시였다.
"이런데에서 우연히 만나기도 하네."
고타로우가 웃으며 말했다.
"네 선물을 사서 가는 중이었어!"
고보시가 말했다.
"요즘엔 기분 많이 나아졌나 보네?"
다카시가 물었다.
"생일이어서 그런가?"
"아아.. 음. 그렇기도 하지만.."
고타로우는 머뭇거렸다. 이 사실을 말하면 내 생일은 시아 환영식이 될텐데.
뭐 상관 없다.
"시아 누나가 돌아왔어."

카샤는 벌써 시아를 따라잡았다. 시아의 주위에 둘러있는 마력을 카샤는 똑똑히 보았다.
'이렇게 쉽게 찾다니 이상한건가? 아니, 당연한건가.'
카샤는 뭐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하며 시아를 따라갔다. 시아는 천천히 걸어다니며 이것저것 둘러보고 있었다. 꽃집에 있는 꽃들도 둘러보고 곧 꽃집으로 들어갔다.
"프리 뮬러 있나요?"
시아가 물었다.
"응. 있는데. 줄까?"
꽃집 주인이 물었다.
"네. 한다발만 주세요."
시아가 말했다.
곧 프리 뮬러를 받아 든 시아는 가게를 나왔다. 하지만 이것으로 쇼핑이 끝이 아닌 모양이었다.
'또 뭘 사려고 하지?'
카샤는 시아를 계속 따라다녔다. 시아는 애완동물 가게 앞에 멈추어 섰다. 그리고 거기에 있는 고양이들을 기웃 거렸다.
'고양이를 사려나?'
갑자기 시아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카샤와 눈이 마주쳤다. 카샤는 순간 당황했다.
헛것을 본 걸까?
하지만 헛것을본게 아니었다. 시아는 카샤와 눈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었다.
헉 나를 볼 수 있는거야?

하얀 고양이들이 무척 귀여웠다. 시아는 고양이들을 쳐다보았다.
냐가 가버린 이유로 시아는 고양이를 무척 그리워했다. 고양이를 다시 키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시아는 고양이를 좋아하기도 했다. 갑자기 고타로우에게 고양이를 선물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 고양이를 사주는거야.'
시아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고양이를 사려고 하네.. 내가 의심받지 않고 시아에게 접근하려면?'
카샤는 문득 좋은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로 변신해서 팔리지 뭐.'

시아는 노란 눈동자의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노란 눈보다 파란 눈동자가 더 마음에 드는건 누구나 당연하다. 하지만.. 이 노란 눈동자는 고타로우의 것과 비슷한걸.
시아는 무척 귀엽게 생긴 노란 눈동자의 고양이를 안아올렸다.
"얼마죠?"

시아는 안아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벌써 해가 지고 있어 하늘은 주황빛을 띄었다.
이 선물을 고타로우가 마음에 들어 할까?
괜한 걱정이었다. 고타로우는 시아가 주는 선물이라면 어떤것이라도 기뻐할 것이었다.
고타로우를 깜짝 놀라게 해 줘야지.

=========================================================================================
우히히히
카샤가 등장하셨습니다

* NZLE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0-24 23:46)
  • ?
    한 정현 2004.08.14 15:15
    커컥...... 또나왔다...... 저 장면은 @-@ 마지막하트가 충격!
  • ?
    Para_미샤™ 2004.08.14 15:41
    대략 카샤 트론즈날개의 압박이네... =_=;

    그 고귀한 신분은 마리오에게도 있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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