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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너무 피곤했다. 미샤는 그만 주저앉을 뻔 했다. 흐르는 땀이 미샤의 볼을 타고 내려갔다. 몇 시간을 싸웠을까, 이제 악마들은 거의 없었다. 대장들도 보이지 않았다. 미샤는 그만 심장이 털썩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 그들은 어디간 것일까? 사타나키아와 그 밖의 악마들은...
"거의 다 없어졌군요."
아켄젤즈 군의 대장 천사가 말했다. 그 천사는 조금도 힘을 들이거나 다치지 않은 것 처럼 보였다.
"네... 힘들었어요."
미샤가 웃으며 말했다.
"잠시 저랑 어디 좀 갔다 오실까요?"
이하 대장이 말했다. 미샤는 그 말을 가볍게 승낙했고 잠시 숨 돌릴 겸 싸웠던 장소에서 조금 걸었다. 곧 단 둘만 남게 되었고 미샤는 대장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런데 무슨 용무로?"
대장은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개해 드릴 분이 있어서 말이죠."
순간 미샤의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미샤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미소는 어색했다.
"바신. 나오세요."
쿠르르르릉
대장의 말 한마디에 갑자기 땅이 울렸다. 미샤는 바짝 긴장을 하고 그 소개해 드릴 분이 나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얼굴을 보았을 때 미샤는 기절하는 줄 알았다.
거대한 구렁이를 탄 검은 얼굴의..
악마.
"바신이에요."
대장이 말했다. 미샤는 대장을 노려보았다. 대장은 살짝 미소지었다.
"당신은 누구에요?"
미샤가 묻자 대장은 킬킬거렸다. 미샤는 그 자가 천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어린 천사로밖에 보이지 않는 그는 악마였다.
"내 이름은 바아라크에요. 4군단의 악마죠."
천사의 탈을 쓴 악마였다. 바아라크는 킬킬거리더니 바신에게 말했다.
"저 천사를 없애버리세요. 저애가 냐와 관련이 있는 것 같거든요. 저 애가 업고 있는 냐를 보세요."
미샤는 잠시 자기가 냐를 업고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싸늘하게 식은 냐는 미샤의 등에서 축 늘어져 있었다.
바신이 타고 있는 구렁이가 눈을 번뜩였다. 바신은 바아라크처럼 킬킬대며 웃었다.
"좋아.. 드디어 오늘 천사 한 명 죽이게 생겼군. 바아라크 넌 보고만 있거라."
"알겠어요, 바신... 즐겁게 놀아보시죠."
미샤는 손을 꽉 쥐었다. 식은땀이 흘렀다. 그렇지만 업고 있는 냐를 떨어뜨리진 않았다. 저 구렁이를 먼저 죽여야 저 악마, 바신이 떨어진다. 미샤는 침을 꿀꺽 삼켰다.
"구렁아. 저 천사를 죽여라."
바신이 나지막하게 명령했다. 구렁이는 천천히 움직이더니 미샤에게로 다가왔다. 미샤는 구렁이의 눈이 아주 사악하게 빛나고 있으며, 동물과 친화력을 가지고 있는 천사라 해도 어떻게 할 수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저 구렁이는 도저히 수습이 안되는, 악마만이 수습할 수 있는 구렁이였다. 저 구렁이를 어떻게 해 볼 길은 죽이는 것 밖에 없으리라.
구렁이가 미샤에게로 급속 하강하더니 송곳니를 들이댔다. 미샤는 날개를 펴서 날아갔다. 그리고 바신의 눈높이에 섰다.
"나를 죽일 수 없을 거에요!"
미샤는 조용히 말했다. 사샤가 생각났다. 사샤는 자기에게 악마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 주었다. 미샤의 손에서 번쩍이는 검 한 자루가 생겨났다.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천사?"
바신이 물었다. 미샤는 슬픈 눈으로 구렁이를 한 번 쳐다보았고, 한 손으로 냐를 잡았다. 그리고 다른 쪽 손으로 생겨난 검을 세게 쥐었다.
바신은 구렁이의 머리 위에 앉아 있었으므로 목이 어디있는지 찾기는 쉬웠다.
"미안하지만 당신의 구렁이를 죽여야 겠어요..."
미샤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리고 재빨리 몸을 내리꽂아 검을 구렁이의 목에 박아 넣었다. 동맥이 끊어졌는지 피가 낭자하게 흩어졌다. 미샤는 구렁이의 피를 뒤집어 쓴 채 검을 거두었다. 그러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죽이는게 싫었다. 피를 손에 묻히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천계를 구하고 싶었다.
털썩
구렁이가 쓰러졌다. 바신은 미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으르렁 거렸다.
"네가... 내 구렁이를 죽였겠다..."
바신도 구렁이의 피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비릿한 피냄새가 코를 찔렀다.
"나도 너를 죽이겠다. 아니, 네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꼭 죽여주겠다..."
고타로우가 생각나 미샤는 심장이 덜컥했다. 하지만 바신은 고타로우를 생각하진 못했다. 그는 냐를 바라보고 있었다.
"냐상은 이미 죽었어요."
미샤가 말했다.
"..그래. 나도 알고 있다."
바신이 말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을 두 번 죽이는 법도 있어."
순간 끔찍한 생각이 났다.
"그럴 수 없어요!"
미샤가 외쳤다. 미샤는 피 묻은 흰 치마자락 맨 끝을 부욱 찢어냈다. 곧 가늘고 길다란 천이 생겼고 미샤는 자기 몸과 냐의 몸을 그 천으로 묶었다.
"제 몸에도 손댈 수 없지만 냐상의 몸에는 더욱 손댈 수 없어요."
"그래?"
바신이 눈썹을 치켜들었다.
"내가 냐를 좀비로 만들어 주는 수가 있지..."
미샤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미샤가 작은 배리어를 생성하기도 전에 바신은 주문을 외고 있었다.
"애니메이트 데드."
냐의 몸이 축 늘어졌다. 그리고 움찔거렸다. 미샤는 깜짝 놀랐다. 냐는 갑자기 손을 미샤의 어깨에 턱 올려놓았다. 그리고 미샤의 어깨뼈를 부숴버릴듯 꽉 쥐었다.
"으아아아아악!"
미샤는 비명을 지르며 땅으로 떨어졌다. 바신은 킬킬거리며 웃었다. 미샤의 어깨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려 이미 붉어진 옷을 검붉게 적셨다.
"..흐윽.."
미샤는 괴로워 했지만 냐를 내려놓지 않았다. 바신은 '멍청하군' 이라고 중얼거리며 냐에게 명령했다.
"그 천사의 머리를 부숴버려라."
미샤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냐는 미샤의 머리카락을 꽉 잡더니 뽑아냈다. 미샤는 흐윽, 하며 엎어졌다.
"후후.. 이런 즐거움은 처음인걸."
바신이 웃자 바아라크도 옆에서 킬킬거렸다. 이제 냐는 미샤의 머리를 꽉 쥐고 있었다. 미샤는 거의 죽을 지경이었다. 미샤의 머리가 깨져 피가 흘렀다. 분홍빛 머리가 붉어졌다.
그리고 냐가 힘을 더 주었을 때 미샤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후... 여긴 전멸시켰어."
세피아가 말했다.
"그래? 대장을 찾아내서 빨리 공격하자."
시르엘이 말했다.
"괜찮아. 대장은 후퇴했어."
세피아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중얼거렸다.
"치... 악마들이 생물이었다면 파워 워드, 킬로 다 죽여버리면 되는데 이렇게 하나하나 다 패대고 있어야 한다니..."
"어쩌겠냐. 악마말곤 죽이면 안되는데."
시르엘이 말했다. 그리고 세피아에게 물었다.
"그럼 우리 가도 되는거냐?"
"다 죽이고 가야지."
세피아가 말했다.
"내가 멋있는거 보여줄까?"
갑자기 세피아가 물었다. 시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오빠도 안봤을거야... 오빠는 불꽃마법 잘 못하잖아."
세피아는 그렇게 말하며 스펠을 외웠다. 캐스팅에 들어간 세피아의 몸 주변에서 불꽃이 튀었다.
"메테오 스웜(*메테오 스웜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meteor swarm인데 번역이 힘듬;)!"
순간 장관을 이루는 불덩어리들이 세피아의 손에서 튀어나왔다. 1피트 직경의 구 8개가 불똥을 튀기며 날아가 악마들을 맞추고 폭발을 일으켰다.
"정말 장관이군.."
시르엘이 멍하게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순식간에 악마들은 죽었고 몇몇 악마들은 후퇴하기 시작했다. 세피아는 좋아라 하며 계속 메테오 스웜을 날려댔다.
아마 세피아는 80개정도의 운석을 날린 듯 했다. 10번이나 그 광경을 보던 시르엘이 말했다.
"계속 하면 멋도 없어."
세피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운석을 날려댔다. 그러다 세피아는 공격을 멈추었다. 악마들이 몽땅 죽거나 도망간것이다.
"뭐 장관급 마법 다른건 없나?"
세피아가 중얼거렸다. 시르엘은 멍하게 세피아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나저나 지금 다른 애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어."
시르엘이 말했다.
"사샤나... 미샤랑 카샤 말이지."
"아마 무사할거야."
세피아가 대충 말했다. 시르엘은 플람베르그를 땅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혹시 누군가가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대장이나 찾으러 가자."
"그래."
세피아는 마법서를 소환하더니 마구 뒤적이기 시작했다.

정말 웃기는 일이었다.
사샤는 악마들을 몽땅 패버렸고 악마들은 떡이 되었다. 그리고 그 악마들을 벌세우고 있었다.
"너희들, 앞으로 그럴거냐, 안그럴 거냐!"
"안그러겠습니다!"
"정말이냐!"
"정말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어깨동무를 하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400번 해라! 그렇지 않으면 무서운 형벌이 내려질 것이다!"
"알겠습니다!"
"하나, 둘, 셋.."
사샤는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냐는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어린 천사들은 생글생글 웃으며 사샤의 손을 잡고 있었다.
"열.. 아홉.."
"똑바로 해라!"
악마 하나가 비실거리자 사샤가 무섭게 소리쳤다.
"알겠습니다!"
"열하나.. 열둘..."
"너, 이거 재밌다고 하는거냐?"
냐가 물었다. 사샤는 후훗, 하고 웃더니 냐를 바라보았다.
"혹시 너 내가 악마들 괴롭힌다고 그러는 거야?"
냐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건 아니야. 그냥 네가 하는짓이 너무 어이없어서.."
"어이없어?"
사샤가 코웃음을 쳤다.
"난 그저 그에 알맞는 벌을 내린 것 뿐이야. 어린애들을 괴롭히면 이렇게 된다, 이렇게 한 것이지."
"스물 하나.. 스물..두울.. 서른.."
"뭐야아앗! 스물 둘에서 서른이냣! 100번 추가!"
사샤는 무척 즐거워 하고 있었다. 냐가 말했다.
"너 이럴 정도로 한가해?"
"음?"
사샤가 냐를 쳐다보았다.
"한가하냐니? 뭐가?"
냐는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지금은 전쟁중이다. 이렇게 벌만 세우고 있다가 네가 할 일을 잃고 말아."
"내가 할 일?"
사샤가 물다.
"그게 뭔데?"
냐는 속터져서 죽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도 멍청하구나."
"뭐?"
사샤가 성질냈다.
"넌 빨리 너의 동생을 돌봐야 하잖아. 이렇게 한가하게 벌이나 세우고 있다니."
냐가 말했다.
"음.. 그렇구나."
사샤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녀석들 이대로 보내줄 수 없어."
악마들을 노려보는 사샤였다. 그러다 잠시 사샤는 머뭇거렸고 악마들에게 말했다.
"다시는 이러지 않을거냐!"
"네! 이러지 않겠습니다!"
"대답 소리 봐라! 다시 안그럴거냐!"
"안그러겠습니다!"
"가봐라."
사샤가 말하기가 무섭게 악마들은 줄행량을 쳤다. 사샤는 냐를 보고 환한 미소를 지었고 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재밌냐..."

"정말 다 패버린거야?"
카샤는 한참 가다가 땅에 털썩 쓰러지고 말았다. 왜일까. 기운이 없었다.
"아..."
카샤는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았다. 무언가 이상했다. 이상한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꺄아아아아악!"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렸다. 카샤는 비명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카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미샤?"
미샤 목소리였다.
=======================================
냐하.. 갈수록 엽기+잔인+판타지적이 되가는..;ㅁ;
  • ?
    ☆Misha★짱 2004.11.08 14:55
    바아라크와 바신이라~ 바아라크라면 저도 눈독 들이고 있다는...
  • profile
    ◐샤샤와냐◑ 2004.11.08 16:59
    엽기+잔인+판타지적 후훗^^;;; 직경이 1피트면.. 어..어... 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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