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아와 미샤는 서로를 꼬옥 끌어안았다. 시아의 눈에서 주루륵,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괜찮아 시아! 힘들어도 꼭 참고 있어. 내가 가끔 놀러올게."
미샤가 시아를 안고 있던 손을 풀며 활짝 웃었다.
"미샤. 그럴 순 없어."
갑자기 감격적인 재회를 지켜보던 옆에 있던 사샤가 말했다.
"천사라고 해서 지옥에 자주 올 순 없어. 그건 하늘의 법이야. 아무리 네가 시아를 보고 싶다 해도.."
사샤가 냉정하게 말하자 갑자기 미샤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뭐...라고..? 안돼! 그럴 수 없어. 난 시아를 항상 만나줄꺼야! 시아는 죽 외로웠을거란말이야."
미샤는 그러더니 눈물을 터뜨렸다. 시아는 엉엉 우는 미샤를 끌어안고 토닥여주었다. 허름한 시아의 옷에 미샤는 눈물 콧물을 다 묻혀 범벅을 해 놓았지만 시아는 신경쓰지 않았다.
"싫은데..나 계속 여기 오고싶어!"
미샤는 다시 눈물을 펑펑 쏟으며 사샤의 얼굴을 간절하게 쳐다보았다. 그러나 사샤는 피식 웃었다.
"미샤. 그건 내가 정한 법이 아니잖아. 어쩔 수 없어. 하느님을 찾아가 보던지, 마음대로 해라."
하느님을 찾아가 보던지, 마음대로 해라. 그 말은 농담이었다. 그렇지만 미샤는 그 말을 믿은 듯 했다. 곧 눈을 반짝거리며 시아의 옷을 놓았기 때문이다.
"정말이야? 하느님께 부탁하면 되는거야? 사샤? 응?"
사샤는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저기..미샤..그거 농담인데. 너같은 하급천사가 함부로 하느님을 뵐 수 있겠어?"
미샤는 그 말을 듣고 있지 않았다.
"정말? 그럼 나 시아 계속 볼 수 있겠네? 그치, 시아?"
미샤는 눈을 빛내며 시아를 바라보았다. 시아는 애써 미샤의 기분을 맞추어 주기 위해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만 시아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 같았다. 하늘의 고귀한 천사가 나같은 지옥의 죄수에게.. 그것도 한때엔 악마였던 나에게..
시아의 미소짓는 얼굴이 잠시 어두워졌지만 미샤가 시아를 탁탁 두드리자 시아의 얼굴은 다시 환해졌다.
"그럴 거에요, 미샤 언니."
시아의 말을 듣는 순간 미샤는 함성을 내질렀다.
"와아! 시아랑 노는거다!"
미샤는 갑자기 날개를 펼치더니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나 하느님 뵙고 올게, 시아, 사샤!"
미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날더니 지옥의 문으로 날아가 버렸다. 사샤는 허탈한 표정으로 날아간 미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에휴. 저런 애가 내 동생이라니."
"귀엽죠?"
뒤에서 시아가 방긋 웃으며 물었다. 사샤는 머리를 긁적였다.
"뭐. 어떻게 보면 그렇지."
사샤는 시아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날아올라 미샤를 따라갔다. 그 뒷모습을 시아는 웃으며 지켜보았다.
"천사님이 너랑 아는 사이인가 보군. 그렇지만 난 봐줄 수 없지."
해골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시아에게 다가왔다.
"다시 일을 해야지, 죄수?"
역시 현실은 피할 수 없었다. 시아는 다시 돌을 굴렸지만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기운이 났다. 시아는 돌을 밀었다. 조금씩 밀려갔다.
힘들었지만 시아는 행복했다. 미샤랑 다시 만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저기, 여기가 하느님에게 가는 문인가요?"
미샤는 황금 문을 바라보며 날개가 커다란 천사들에게 물었다.
"그래. 그렇지만, 어떻게 할 건데?"
문 앞에 서 있던 회색 머리의 남자 천사가 물었다.
"설마 들어가서 하느님을 뵈려는 건 아니겠지?"
미샤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바로 그거에요. 들여보내 주실 수 있겠나요?"
미샤가 날개를 퍼덕이며 묻자, 그 천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는 전에 인간을 죽게 만들었다는 그 미샤 라는 천사 아니냐? 절대 안된다."
냉정한 대답에 미샤는 입을 뾰로통하게 내밀었다.
"그건 오래전에 일이라구요. 난 천사시험을 재통과했고 고타로우는 행복해요!"
미샤가 외쳤지만 그 천사는 단호하게 큰 날개 하나로 미샤의 눈앞을 막았다.
"하느님은 그런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셔. 네가 함부로 만날 수는 없는 일이다. 돌아가거라."
미샤는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었다. 그러나 이 회색 머리칼의 천사는 지옥의 간수같지 않았다. 그는 천사이면서 동시에 냉정했다. 미샤를 그대로 보내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미샤는 그러나 그곳을 넘어가고 싶어 문의 위를 통과해 보려고 날개를 퍼덕여 날아갔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황금문..
"끝이 없네."
미샤는 고개를 떨구었다. 이 천사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 이상 미샤는 지나가지 못한다.
"미샤! 뭐하는 거야."
사샤였다.
"웅? 사샤?"
미샤가 뒤를 돌아보자, 사샤는 금발을 휘날리며 회색머리의 천사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 동생이에요. 무례를 범해서 죄송합니다."
사샤는 얼른 미샤를 자기 뒤로 감쌌다.
"얼른 가자 미샤."
사샤는 미샤를 밀었다. 하는 수 없이 미샤는 사샤의 손에 이끌려 다시 돌아가야 했다.
"무슨 짓이야, 사샤."
미샤는 입을 앞으로 내밀고 사샤에게 물었다. 사샤는 대답이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사샤가 입을 열었다.
"넌, 하느님께 가는게 그렇게 쉬운 일인 줄 아니? 공부를 했으면 좀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사샤의 날카로운 지적에 미샤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떻게 그렇게 망신을 시킬 수가 있니? 네가 아무리 동생이라도 그렇지, 그건 너무 심한 무례야!"
미샤는 잠자코 듣기만 했다. 사샤가 계속 말을 이어나가자 미샤는 풀이 죽어 날개로 얼굴을 감쌌다.
"알았어. 앞으론 그러지 않을게.."
미샤는 완전히 실망하고 말았다. 미샤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계속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시아를 계속 만나고 싶은데. 시아랑 함께 있고 싶은데.
그날 밤 미샤는 집에 돌아와 종이를 꺼냈다. 깃펜에 잉크를 듬뿍 묻히고 황금테가 박혀있는 예쁜 편지지에 잉크 한 방울을 떨구었다. 잉크는 번져나가 종이 한 쪽에 검은 점이 생겼다.
미샤는 다시 잉크를 푸욱 묻혔다. 그리고 편지에 재빠른 속도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하느님. 전 천사가 된지 3개월이 된 미샤 라고 해요.
여기까지 쓰지 할말이 술술 멸려왔다. 미샤는 잉크를 다시 묻혔다. 그리고 다시 글씨를 썼다.
저에겐 시아라는 친구가 한 명 있어요..
지금은 지옥에 있는 아이에요.
제가 천사 시험을 보기 위해 인간세계로 내려왔을 때 고타로우의 옆집에 함께 살던 아이에요.
무척 잘 웃고요, 검은 고양이를 데리고 다녔지요. 내성적이고, 집안일을 잘하고, 다정하고 온순했어요.
고타로우와 저를 잘 도와주었고, 저에겐 더없이 좋은 친구였어요!
미샤는 여기까지 시아의 소개를 썼다. 여기까지 쓰니까 어떻게 더 말을 이어나갈지 고민이 되었다.
시아가 악마라는 것은 하느님이 아실텐데.. 솔직하게 쓰자.
사실 시아는 악마였어요. 고양이도 악마였고요.
시아는 사실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었고 아주 슬픈 사랑도 했는데
그 사실을 모두 알고 나니까 시아의 옛 사랑이 그만 죽고 말았어요.
그리고 시아는 고타로우의 증조 할머니였어요.
갑자기 눈물이 밀려왔다. 미샤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져 검은 잉크와 함께 종이에 번져나갔다.
그 바람에 잉크는 엉망이 되었다.
"헤에, 다시 써야겠다."
미샤는 다시 종이를 꺼내 깃펜에 잉크를 묻혓다.
글씨를 더욱 예쁘게 써야지!
지금까지 썼던 내용을 모두 옮겨적고 미샤는 다시 머릿속에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그리고..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아는 그만 죽고 말았어요!
이 생각이 나니까 갑자기 눈물이 복받쳐 올라 미샤는 고개를 다른쪽으로 돌리고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었다.
그리고 다시 글씨를 썼다.
죽은 후 시아는 지옥에 가 있더라구요. 악마라는 이유만으로..
오늘 시아를 만나러 갔는데, 시아를 맨날 보고싶어요!
지옥에 계속 드나들 수 있으면 안될까요?
제발~ 부탁이에요~ 아잉~ 허락해주세용~♡
미샤로부터 사랑하는 하느님께~
미샤는 편지를 접었다. 그리고 자기 새장에서 비둘기 한 마리를 꺼냈다. 편지를 부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갑자기 할 말이 더 생겼다.
P.S 하느님, 정말 죄송한 부탁이지만
시아에게 한 번 만 더 기회를 주세요.
악마로써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미샤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퍼졌다.
편지지 뒷면에 토끼를 커다랗게 그리고, 서랍에서 제일 예쁜 끈을 찾아 돌돌 만 편지를 꼭 묶었다.
"비둘기야! 하느님께 전해줘~"
미샤는 비둘기를 날려보냈다. 그리고 소리죽여 조그맣게 말하곤 웃었다.
"사샤는 모를꺼야.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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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소감이 없음..
[퍽]
* NZLE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0-24 23:46)
"괜찮아 시아! 힘들어도 꼭 참고 있어. 내가 가끔 놀러올게."
미샤가 시아를 안고 있던 손을 풀며 활짝 웃었다.
"미샤. 그럴 순 없어."
갑자기 감격적인 재회를 지켜보던 옆에 있던 사샤가 말했다.
"천사라고 해서 지옥에 자주 올 순 없어. 그건 하늘의 법이야. 아무리 네가 시아를 보고 싶다 해도.."
사샤가 냉정하게 말하자 갑자기 미샤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뭐...라고..? 안돼! 그럴 수 없어. 난 시아를 항상 만나줄꺼야! 시아는 죽 외로웠을거란말이야."
미샤는 그러더니 눈물을 터뜨렸다. 시아는 엉엉 우는 미샤를 끌어안고 토닥여주었다. 허름한 시아의 옷에 미샤는 눈물 콧물을 다 묻혀 범벅을 해 놓았지만 시아는 신경쓰지 않았다.
"싫은데..나 계속 여기 오고싶어!"
미샤는 다시 눈물을 펑펑 쏟으며 사샤의 얼굴을 간절하게 쳐다보았다. 그러나 사샤는 피식 웃었다.
"미샤. 그건 내가 정한 법이 아니잖아. 어쩔 수 없어. 하느님을 찾아가 보던지, 마음대로 해라."
하느님을 찾아가 보던지, 마음대로 해라. 그 말은 농담이었다. 그렇지만 미샤는 그 말을 믿은 듯 했다. 곧 눈을 반짝거리며 시아의 옷을 놓았기 때문이다.
"정말이야? 하느님께 부탁하면 되는거야? 사샤? 응?"
사샤는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저기..미샤..그거 농담인데. 너같은 하급천사가 함부로 하느님을 뵐 수 있겠어?"
미샤는 그 말을 듣고 있지 않았다.
"정말? 그럼 나 시아 계속 볼 수 있겠네? 그치, 시아?"
미샤는 눈을 빛내며 시아를 바라보았다. 시아는 애써 미샤의 기분을 맞추어 주기 위해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만 시아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 같았다. 하늘의 고귀한 천사가 나같은 지옥의 죄수에게.. 그것도 한때엔 악마였던 나에게..
시아의 미소짓는 얼굴이 잠시 어두워졌지만 미샤가 시아를 탁탁 두드리자 시아의 얼굴은 다시 환해졌다.
"그럴 거에요, 미샤 언니."
시아의 말을 듣는 순간 미샤는 함성을 내질렀다.
"와아! 시아랑 노는거다!"
미샤는 갑자기 날개를 펼치더니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나 하느님 뵙고 올게, 시아, 사샤!"
미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날더니 지옥의 문으로 날아가 버렸다. 사샤는 허탈한 표정으로 날아간 미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에휴. 저런 애가 내 동생이라니."
"귀엽죠?"
뒤에서 시아가 방긋 웃으며 물었다. 사샤는 머리를 긁적였다.
"뭐. 어떻게 보면 그렇지."
사샤는 시아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날아올라 미샤를 따라갔다. 그 뒷모습을 시아는 웃으며 지켜보았다.
"천사님이 너랑 아는 사이인가 보군. 그렇지만 난 봐줄 수 없지."
해골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시아에게 다가왔다.
"다시 일을 해야지, 죄수?"
역시 현실은 피할 수 없었다. 시아는 다시 돌을 굴렸지만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기운이 났다. 시아는 돌을 밀었다. 조금씩 밀려갔다.
힘들었지만 시아는 행복했다. 미샤랑 다시 만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저기, 여기가 하느님에게 가는 문인가요?"
미샤는 황금 문을 바라보며 날개가 커다란 천사들에게 물었다.
"그래. 그렇지만, 어떻게 할 건데?"
문 앞에 서 있던 회색 머리의 남자 천사가 물었다.
"설마 들어가서 하느님을 뵈려는 건 아니겠지?"
미샤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바로 그거에요. 들여보내 주실 수 있겠나요?"
미샤가 날개를 퍼덕이며 묻자, 그 천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는 전에 인간을 죽게 만들었다는 그 미샤 라는 천사 아니냐? 절대 안된다."
냉정한 대답에 미샤는 입을 뾰로통하게 내밀었다.
"그건 오래전에 일이라구요. 난 천사시험을 재통과했고 고타로우는 행복해요!"
미샤가 외쳤지만 그 천사는 단호하게 큰 날개 하나로 미샤의 눈앞을 막았다.
"하느님은 그런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셔. 네가 함부로 만날 수는 없는 일이다. 돌아가거라."
미샤는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었다. 그러나 이 회색 머리칼의 천사는 지옥의 간수같지 않았다. 그는 천사이면서 동시에 냉정했다. 미샤를 그대로 보내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미샤는 그러나 그곳을 넘어가고 싶어 문의 위를 통과해 보려고 날개를 퍼덕여 날아갔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황금문..
"끝이 없네."
미샤는 고개를 떨구었다. 이 천사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 이상 미샤는 지나가지 못한다.
"미샤! 뭐하는 거야."
사샤였다.
"웅? 사샤?"
미샤가 뒤를 돌아보자, 사샤는 금발을 휘날리며 회색머리의 천사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 동생이에요. 무례를 범해서 죄송합니다."
사샤는 얼른 미샤를 자기 뒤로 감쌌다.
"얼른 가자 미샤."
사샤는 미샤를 밀었다. 하는 수 없이 미샤는 사샤의 손에 이끌려 다시 돌아가야 했다.
"무슨 짓이야, 사샤."
미샤는 입을 앞으로 내밀고 사샤에게 물었다. 사샤는 대답이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사샤가 입을 열었다.
"넌, 하느님께 가는게 그렇게 쉬운 일인 줄 아니? 공부를 했으면 좀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사샤의 날카로운 지적에 미샤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떻게 그렇게 망신을 시킬 수가 있니? 네가 아무리 동생이라도 그렇지, 그건 너무 심한 무례야!"
미샤는 잠자코 듣기만 했다. 사샤가 계속 말을 이어나가자 미샤는 풀이 죽어 날개로 얼굴을 감쌌다.
"알았어. 앞으론 그러지 않을게.."
미샤는 완전히 실망하고 말았다. 미샤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계속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시아를 계속 만나고 싶은데. 시아랑 함께 있고 싶은데.
그날 밤 미샤는 집에 돌아와 종이를 꺼냈다. 깃펜에 잉크를 듬뿍 묻히고 황금테가 박혀있는 예쁜 편지지에 잉크 한 방울을 떨구었다. 잉크는 번져나가 종이 한 쪽에 검은 점이 생겼다.
미샤는 다시 잉크를 푸욱 묻혔다. 그리고 편지에 재빠른 속도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하느님. 전 천사가 된지 3개월이 된 미샤 라고 해요.
여기까지 쓰지 할말이 술술 멸려왔다. 미샤는 잉크를 다시 묻혔다. 그리고 다시 글씨를 썼다.
저에겐 시아라는 친구가 한 명 있어요..
지금은 지옥에 있는 아이에요.
제가 천사 시험을 보기 위해 인간세계로 내려왔을 때 고타로우의 옆집에 함께 살던 아이에요.
무척 잘 웃고요, 검은 고양이를 데리고 다녔지요. 내성적이고, 집안일을 잘하고, 다정하고 온순했어요.
고타로우와 저를 잘 도와주었고, 저에겐 더없이 좋은 친구였어요!
미샤는 여기까지 시아의 소개를 썼다. 여기까지 쓰니까 어떻게 더 말을 이어나갈지 고민이 되었다.
시아가 악마라는 것은 하느님이 아실텐데.. 솔직하게 쓰자.
사실 시아는 악마였어요. 고양이도 악마였고요.
시아는 사실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었고 아주 슬픈 사랑도 했는데
그 사실을 모두 알고 나니까 시아의 옛 사랑이 그만 죽고 말았어요.
그리고 시아는 고타로우의 증조 할머니였어요.
갑자기 눈물이 밀려왔다. 미샤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져 검은 잉크와 함께 종이에 번져나갔다.
그 바람에 잉크는 엉망이 되었다.
"헤에, 다시 써야겠다."
미샤는 다시 종이를 꺼내 깃펜에 잉크를 묻혓다.
글씨를 더욱 예쁘게 써야지!
지금까지 썼던 내용을 모두 옮겨적고 미샤는 다시 머릿속에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그리고..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아는 그만 죽고 말았어요!
이 생각이 나니까 갑자기 눈물이 복받쳐 올라 미샤는 고개를 다른쪽으로 돌리고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었다.
그리고 다시 글씨를 썼다.
죽은 후 시아는 지옥에 가 있더라구요. 악마라는 이유만으로..
오늘 시아를 만나러 갔는데, 시아를 맨날 보고싶어요!
지옥에 계속 드나들 수 있으면 안될까요?
제발~ 부탁이에요~ 아잉~ 허락해주세용~♡
미샤로부터 사랑하는 하느님께~
미샤는 편지를 접었다. 그리고 자기 새장에서 비둘기 한 마리를 꺼냈다. 편지를 부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갑자기 할 말이 더 생겼다.
P.S 하느님, 정말 죄송한 부탁이지만
시아에게 한 번 만 더 기회를 주세요.
악마로써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미샤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퍼졌다.
편지지 뒷면에 토끼를 커다랗게 그리고, 서랍에서 제일 예쁜 끈을 찾아 돌돌 만 편지를 꼭 묶었다.
"비둘기야! 하느님께 전해줘~"
미샤는 비둘기를 날려보냈다. 그리고 소리죽여 조그맣게 말하곤 웃었다.
"사샤는 모를꺼야. 헤헤!"
=========================
..;
별 소감이 없음..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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