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옥의 문 앞은 고요했다.
그러나 그 고요함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정말 이 안에 죽은 사람들이 있을까? 응? 사샤?"
분홍 머리칼에 토끼 머리핀을 꽂은 깜찍한 천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 천사는 함께 온 노란 머리칼의 천사에게 계속해서 떠들어댔다.
"정말 있을까? 응?"
노란 머리칼의 천사, 사샤는 귀찮다는 듯 한 마디 툭 뱉었다.
"그래."
그러자 분홍머리 천사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지옥의 문 앞 까지 달려가 간수장을 불렀다.
"간수 아저씨!"
간수는 문 앞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러나, 곧 다가오는 천사를 보고 얼른 눈을 비벼 떴다.
"무슨 일이야, 천사?"
분홍 머리 천사는 헤헤헤, 하고 이상한 웃음소리를 한 번 내더니 곧 간수에게 물었다.
"이 안에 들어가도 되지요? 허락해 주실거죠?"
그러나 간수는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곳이다. 특히 천사같은 존재가 말이다."
그래도 분홍머리 천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야, 아니야. 난 들어갈 거에요!"
그리고는 다시 간수의 팔을 붙잡고 마구 칭얼댔다.
"에이~ 한번만~ 응? 네?"
분홍머리 천사가 계속 어린아이처럼 굴자 사샤는 한심하다는 눈으로 분홍머리카락의 천사에게 물었다.
"너, 누구 만나려고 그러는거야, 미샤?"
미샤라고 불린 분홍머리 천사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외쳤다.
"시아!"
시아 라는 이름을 들은 사샤는 그 인물이 누구인지 기억해 내지 못했다. 사샤는 고개를 잠시 갸웃거렸다.
미샤는 투덜거렸다.
"벌써 잊은거야? 역시 사샤는 머리가 안좋아!"
사샤는 잠시 미샤를 노려보았고, 곧 소리를 빽 질렀다.
"지금 누가 할 소리!"
간수는 둘의 모습을 보며 투덜거렸다.
"어쩌실 거요? 들어갈거야, 말꺼야?"
갑자기 미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허락해 주실 건가요?"
그리고는 미샤는 간수를 끌어안고 환호를 질렀다.
"와아아와아~~에헤헤헤!"
간수는 뻘쭘한 표정을 짓더니 곧 문을 열어주었다.
"와아아아~~"
미샤는 다시 환호를 지르며 문으로 들어갔다. 사샤는 한심한 눈으로 미샤가 사라진 곳을 잠시 쳐다보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에휴...역시 미샤는 미샤야."
그리고 사샤도 미샤가 사라진 문으로 걸어들어갔다.
"후아아~이렇게 더운줄 몰랐어..!"
미샤는 들어가더니 갑자기 연신 손으로 부채를 만들어 부쳐대었다. 아마 안이 몹시 더운 모양이었다.
사샤는 미샤를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 미샤와 사샤의 주위에 둘렀다.
"이제 안 덥니?"
사샤가 물었다.
"응."
미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이 안에 시아가 있어. 빨리 시아를 찾아야 해!"
사샤는 아직도 시아가 누군질 기억을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일단 미샤가 찾는 사람이니 따라가 줘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미샤는 이리저리 둘러 본 후 갑자기 날개를 펼쳤다. 미샤의 두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
"뭐 하려고, 미샤?"
사샤가 물었다.
"여기선 잘 안 보이니까, 날아서 보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미샤는 꽤 똑똑한 생각을 했다는 듯이 다시 미소를 지었다.
"에휴..따라가야지 별 수 있겠어."
항상 사고뭉치인 미샤를 사샤는 곁에 꼭 붙어서 미샤를 훌륭한 천사로 만들기로 결심한 이상, 사샤는 미샤를 따라 날았다.
미샤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니까, 미샤를 좋은 천사로 만들어 줘야지.
"시아가 어디있지?"
미샤는 사샤가 따라오자 조잘대기 시작했다.
"시아가 날 발견할지도 몰라. 난 여기서 시아를 찾을 순 없지만!"
사샤는 한숨을 쉬었다.
"너 천사잖아. 천사의 힘을 써서 가려낼 수 도 있잖아."
"아 맞다!"
사샤의 말에 미샤는 손뼉을 짝 쳤다. 이러니까 사샤는 미샤의 곁에서 떠날 수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야 한다니.. 사샤는 한숨을 쉬었지만 그래도 귀여운 동생이었다.
미샤는 손을 펼치고 외쳤다.
"시아 어딨니?"
미샤의 손끝에서 하얀 가루가 내려왔다. 가루는 반짝거리는 빛을 내며 지옥의 불길속으로 떨어졌다. 가루는 불길속으로 들어가더니, 곧 미샤의 눈에 반짝거리는 한 사람이 들어왔다.
"저건 시아?"
미샤는 반짝거리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시아가 맞았다. 시아는 낡은 허름한 옷을 입고 커다란 돌을 굴리고 있었다.
"시..시아.."
곧 미샤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 시아가 저 마족 여자였구나."
어느새 사샤가 미샤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
"시아는 잘못을 한 적이 없어! 그런데 단지 악마란 이유로.."
미샤는 울먹였다.
"소년의 목숨을 빨아먹었다며. 그게 죄지."
사샤가 말했다.
"어쨌든, 볼일이나 빨리 봐."
"응."
미샤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샤는 사샤와 함께 시아가 있는 곳으로 급속 하강했다.
"참!"
사샤가 갑자기 미샤를 불렀다. 미샤는 날고 있는 것을 멈추었다.
"너, 여기 있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힘을 없애라. 여긴 벌을 주기 위한 곳이야. 행복해선 안돼."
"으응."
사샤의 말에 미샤는 행복하게 하는 힘을 거두었다. 그리고 다시 시아에게 날아갔다.
시아는 돌을 굴렸다.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연약한 몸으론 잘 굴러가지도 않았다.
'어떡하지. 저녁 무렵까지 3개를 더 옮겨야 하는데.'
시아는 다시 있는힘껏 돌을 몸으로 밀었다.
끄응, 하고 시아가 힘을 주자 곧 돌은 조금 굴러갔다.
시아는 그만 땅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너무 힘들었다.
철썩
"아야!"
시아는 갑자기 날아온 채찍에 몸을 구부렸다. 해골이었다. 게으름을 피운다며 시아를 때린 것이다.
"게으름 피지 마라, 죄수. 지옥에 들어온 이상 넌 게으름을 피울 수 없어!"
해골이 무섭게 윽박질렀다. 시아는 아픈 등을 문지르며 다시 일어났다. 눈물이 눈에 가득 고였다. 너무 힘들었다.
'한번 더 죽을 수 만 있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시아는 돌에 다시 손을 갔다 대었다. 돌이 움직이질 않았다.
철썩
"으윽.."
시아는 앞으로 고꾸라졌다.
철썩, 철썩!
"그만 하세요!"
계속 채찍을 때리는 해골을 누군가가 말렸다. 시아는 눈을 꼭 감고 고개를 돌렸다. 눈물이 쏟아졌다. 흐르는 눈물을 닦다가 시아는 문득 그 목소리가 아주 익숙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만 때려요. 시아는 너무 연약해요."
"네, 천사님."
"뭐야, 미샤. 벌을 받을만큼 받아야 하는거야."
미샤?
사샤의 목소리에 시아는 얼른 고개를 들어 천사를 바라보았다. 곧 시아의 눈에 다시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이건 기쁨의 눈물이었다.
분홍 머리카락, 토끼 머리핀, 하얀 옷 그리고 커다란 날개.
그 때의 미샤가 아니었다.
"미샤언니.."
얼마나 보고싶었던가!
시아는 눈물을 흘리며 미샤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미샤언니!"
곧 미샤도 옆을 돌아보았다. 시아를 보고 활짝 웃는 모습, 그때와 변한게 없는 것 같았다.
"시아, 괜찮니?"
"네.."
미샤는 시아를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등을 토닥였다. 시아의 상처가 말끔히 나았다.
미샤언니..
* NZLE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0-24 23:46)
그러나 그 고요함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정말 이 안에 죽은 사람들이 있을까? 응? 사샤?"
분홍 머리칼에 토끼 머리핀을 꽂은 깜찍한 천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 천사는 함께 온 노란 머리칼의 천사에게 계속해서 떠들어댔다.
"정말 있을까? 응?"
노란 머리칼의 천사, 사샤는 귀찮다는 듯 한 마디 툭 뱉었다.
"그래."
그러자 분홍머리 천사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지옥의 문 앞 까지 달려가 간수장을 불렀다.
"간수 아저씨!"
간수는 문 앞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러나, 곧 다가오는 천사를 보고 얼른 눈을 비벼 떴다.
"무슨 일이야, 천사?"
분홍 머리 천사는 헤헤헤, 하고 이상한 웃음소리를 한 번 내더니 곧 간수에게 물었다.
"이 안에 들어가도 되지요? 허락해 주실거죠?"
그러나 간수는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곳이다. 특히 천사같은 존재가 말이다."
그래도 분홍머리 천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야, 아니야. 난 들어갈 거에요!"
그리고는 다시 간수의 팔을 붙잡고 마구 칭얼댔다.
"에이~ 한번만~ 응? 네?"
분홍머리 천사가 계속 어린아이처럼 굴자 사샤는 한심하다는 눈으로 분홍머리카락의 천사에게 물었다.
"너, 누구 만나려고 그러는거야, 미샤?"
미샤라고 불린 분홍머리 천사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외쳤다.
"시아!"
시아 라는 이름을 들은 사샤는 그 인물이 누구인지 기억해 내지 못했다. 사샤는 고개를 잠시 갸웃거렸다.
미샤는 투덜거렸다.
"벌써 잊은거야? 역시 사샤는 머리가 안좋아!"
사샤는 잠시 미샤를 노려보았고, 곧 소리를 빽 질렀다.
"지금 누가 할 소리!"
간수는 둘의 모습을 보며 투덜거렸다.
"어쩌실 거요? 들어갈거야, 말꺼야?"
갑자기 미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허락해 주실 건가요?"
그리고는 미샤는 간수를 끌어안고 환호를 질렀다.
"와아아와아~~에헤헤헤!"
간수는 뻘쭘한 표정을 짓더니 곧 문을 열어주었다.
"와아아아~~"
미샤는 다시 환호를 지르며 문으로 들어갔다. 사샤는 한심한 눈으로 미샤가 사라진 곳을 잠시 쳐다보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에휴...역시 미샤는 미샤야."
그리고 사샤도 미샤가 사라진 문으로 걸어들어갔다.
"후아아~이렇게 더운줄 몰랐어..!"
미샤는 들어가더니 갑자기 연신 손으로 부채를 만들어 부쳐대었다. 아마 안이 몹시 더운 모양이었다.
사샤는 미샤를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 미샤와 사샤의 주위에 둘렀다.
"이제 안 덥니?"
사샤가 물었다.
"응."
미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이 안에 시아가 있어. 빨리 시아를 찾아야 해!"
사샤는 아직도 시아가 누군질 기억을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일단 미샤가 찾는 사람이니 따라가 줘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미샤는 이리저리 둘러 본 후 갑자기 날개를 펼쳤다. 미샤의 두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
"뭐 하려고, 미샤?"
사샤가 물었다.
"여기선 잘 안 보이니까, 날아서 보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미샤는 꽤 똑똑한 생각을 했다는 듯이 다시 미소를 지었다.
"에휴..따라가야지 별 수 있겠어."
항상 사고뭉치인 미샤를 사샤는 곁에 꼭 붙어서 미샤를 훌륭한 천사로 만들기로 결심한 이상, 사샤는 미샤를 따라 날았다.
미샤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니까, 미샤를 좋은 천사로 만들어 줘야지.
"시아가 어디있지?"
미샤는 사샤가 따라오자 조잘대기 시작했다.
"시아가 날 발견할지도 몰라. 난 여기서 시아를 찾을 순 없지만!"
사샤는 한숨을 쉬었다.
"너 천사잖아. 천사의 힘을 써서 가려낼 수 도 있잖아."
"아 맞다!"
사샤의 말에 미샤는 손뼉을 짝 쳤다. 이러니까 사샤는 미샤의 곁에서 떠날 수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야 한다니.. 사샤는 한숨을 쉬었지만 그래도 귀여운 동생이었다.
미샤는 손을 펼치고 외쳤다.
"시아 어딨니?"
미샤의 손끝에서 하얀 가루가 내려왔다. 가루는 반짝거리는 빛을 내며 지옥의 불길속으로 떨어졌다. 가루는 불길속으로 들어가더니, 곧 미샤의 눈에 반짝거리는 한 사람이 들어왔다.
"저건 시아?"
미샤는 반짝거리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시아가 맞았다. 시아는 낡은 허름한 옷을 입고 커다란 돌을 굴리고 있었다.
"시..시아.."
곧 미샤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 시아가 저 마족 여자였구나."
어느새 사샤가 미샤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
"시아는 잘못을 한 적이 없어! 그런데 단지 악마란 이유로.."
미샤는 울먹였다.
"소년의 목숨을 빨아먹었다며. 그게 죄지."
사샤가 말했다.
"어쨌든, 볼일이나 빨리 봐."
"응."
미샤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샤는 사샤와 함께 시아가 있는 곳으로 급속 하강했다.
"참!"
사샤가 갑자기 미샤를 불렀다. 미샤는 날고 있는 것을 멈추었다.
"너, 여기 있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힘을 없애라. 여긴 벌을 주기 위한 곳이야. 행복해선 안돼."
"으응."
사샤의 말에 미샤는 행복하게 하는 힘을 거두었다. 그리고 다시 시아에게 날아갔다.
시아는 돌을 굴렸다.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연약한 몸으론 잘 굴러가지도 않았다.
'어떡하지. 저녁 무렵까지 3개를 더 옮겨야 하는데.'
시아는 다시 있는힘껏 돌을 몸으로 밀었다.
끄응, 하고 시아가 힘을 주자 곧 돌은 조금 굴러갔다.
시아는 그만 땅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너무 힘들었다.
철썩
"아야!"
시아는 갑자기 날아온 채찍에 몸을 구부렸다. 해골이었다. 게으름을 피운다며 시아를 때린 것이다.
"게으름 피지 마라, 죄수. 지옥에 들어온 이상 넌 게으름을 피울 수 없어!"
해골이 무섭게 윽박질렀다. 시아는 아픈 등을 문지르며 다시 일어났다. 눈물이 눈에 가득 고였다. 너무 힘들었다.
'한번 더 죽을 수 만 있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시아는 돌에 다시 손을 갔다 대었다. 돌이 움직이질 않았다.
철썩
"으윽.."
시아는 앞으로 고꾸라졌다.
철썩, 철썩!
"그만 하세요!"
계속 채찍을 때리는 해골을 누군가가 말렸다. 시아는 눈을 꼭 감고 고개를 돌렸다. 눈물이 쏟아졌다. 흐르는 눈물을 닦다가 시아는 문득 그 목소리가 아주 익숙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만 때려요. 시아는 너무 연약해요."
"네, 천사님."
"뭐야, 미샤. 벌을 받을만큼 받아야 하는거야."
미샤?
사샤의 목소리에 시아는 얼른 고개를 들어 천사를 바라보았다. 곧 시아의 눈에 다시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이건 기쁨의 눈물이었다.
분홍 머리카락, 토끼 머리핀, 하얀 옷 그리고 커다란 날개.
그 때의 미샤가 아니었다.
"미샤언니.."
얼마나 보고싶었던가!
시아는 눈물을 흘리며 미샤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미샤언니!"
곧 미샤도 옆을 돌아보았다. 시아를 보고 활짝 웃는 모습, 그때와 변한게 없는 것 같았다.
"시아, 괜찮니?"
"네.."
미샤는 시아를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등을 토닥였다. 시아의 상처가 말끔히 나았다.
미샤언니..
* NZLE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10-24 23:46)